서소문밖 역사유적지는 천주교 순교자들을 단칼에 참수했던 상처의 장소이며

44명의 성인을 배출한 순교기념공간이자 역사공원이다. 

계획의 출발점은 흔적과 기억들을 간직한 터에 대지를 찢어 들어올려 부활의 벽과 새로운 땅을 구축하는 것이다.

도시의 길에서 자연스레 연결되는 동선은 순례자의 길의 시작이 된다. 

생명의 강으로 비유되는 수공간(옛 만초천의 흔적)을 건너, 

가느다란 빛이 깨진 벽돌을 타고 내려오는 14처(예수님의 생애)의 상징적인 공간을 지나면 

44명의 성인을 의미하는 천창빛이 쏟아지는 성당과 지하공간에 다다른다. 

다양하게 연출되는 빛을 통해 죽음의 공간에서 위대한 침묵의 공간이자, 살아 숨쉬는 장소로 거듭나게 되는 것이다.

대지의 상부는 비움의 공간이 되어 한국적 정서를 간직한 건축화된 대지이자 공원이며, 

유연한 경계를 가진 도시 속 풍경이 된다.